盧山의 眞面目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때..... 난 시골 외할머니 집에서 문고판인 한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그 책은 펄벅여사의 ‘大地’(The Good Earth)였습니다. 마루에 길게 누워 읽기 시작한 책은 시간이 가는 줄 몰랐고, 백열등 켜진 모기장속에서까지 계속되어졌고.... 그 당시 반공 이데오르기 교육속에서 자란 난 작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중공’ ‘6,25전쟁과 인해전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나라에, 대지의 소설속 ‘왕룽과 오란’이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소설 대지의 인상은.... 끝없는 지평선과 농작물에 달려드는 메뚜기떼가 나의 뇌리에 가장 깊게 남아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책 중 한권이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전 우연히 펄벅여사가 강서성(江西省) 盧山에서 大地의 집필을 마무리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오.... 여산(루산).... 여산(루산)에 대한 몇가지 정보만 입수하고 여산(루산)으로 떠났습니다. 강서성 성도 남창에서 루산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보양호가 있기에 구릉지와 평야지대가 많았습니다. 남창에서 한시간 반정도를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높은 산맥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산이 바로 보양호 바로 옆에 있는 여산(루산)입니다.
다음날.... 산정상 부근에서 찍었습니다... 멀리 도로가 보이죠.... 저 도로를 달려서 루산으로 왔습니다... 도로에서 루산을 볼때는 구릉지대에서 거대하게 솟아오른 독특한 모습이였습니다... 산동성의 태산과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산아래까지 다 보이네요....
루산 고원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세계문화유산이라고 적혀져 있습니다... 루산 최고높이 1474m 차는 루산을 돌고돌아 해발 1,164m 이상 고원에 형성된 구링(고령)마을에 내려놓는다.
터미널옆 식당에서.....
1,164m 고원에 형성된 마을.... 중국적인 모습이 아니라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냅니다.... 개화기때 지은 별장들이 건축 초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별장과 함께 곳곳에 불교, 도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등 5대 종교의 교회가 남아있어 종교적 신비감을 더해주는 곳입니다..... 현재 약1,6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여산(루산).... 1996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산이며 중국인들이 뽑은 중국 10대 명산중 한곳입니다. 이곳 루산은 수많은 문인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전해준 정신적 보고이자 고대의 역사가 배어있는 풍부한 문화유산입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산이 산동성의 태산입니다... 태산역시 역사적 유적을 가지고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이 되었지만 태산은 황제들의 영향이 큽니다.... 루산의 풍부한 문화적 색채는 문인들이 창조했다는 것에서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연명, 이백, 두보, 소동파, 백낙천등 중국의 내노라하는 문인들이 루산을 주제로 4,000여편이 넘는 시를 토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세기 초 서구 열강들의 중국 침탈 상징인 별장은 26개국에서 1,000여채를 지었다는데 지금은 800여채가 남아있습니다.... 문화혁명때 식민시대의 수치스러운 건물이라고 하여.... 많이 파괴를 했다고 하네요...
식당에서 밥먹을때 벽에 이사진이 걸려있었는데.... 사진은 구름이 있어서 넘 멋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맑아서 분위기가...... 루산은 일년에 200일 이상 피어오르는 구름과 안개 자욱한 산세가 바로 제모습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양자강과 보양호에서 증발된 대량의 수분이 공중으로 올라와 고산의 찬공기와 만나면서 안개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날씨좋은날은 이상하다고 합니다...ㅋㅋㅋㅋ 날씨가 좋아도 걱정입니다..
날씨가 좋아서.... ‘진명목’을 알 수 없다는 루산을 시원하게 구경을 했습니다... 솔직히 루산이 세계자연유산이면 우리나라 산도 자연유산에 들어갈만합니다... 그런데.... 루산은 지질학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봅니다... 지금 이 아가씨 세계지질공원이라고 덧칠하고 있는데... 큰 호수를 낀 평지에서 거의 일직선으로 솟구쳤다고나 할까요.... 뭔가가 특별한 것이 있나 봅니다....
선인동.... 도교 신선 8명중 한명이라는 ‘여동빈’이 도를 닦았던 동굴이라고 합니다.
도교 신선 ‘여동빈’입니다.... 근데... 상을 보면... 등뒤로 칼을 차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도교의 도사님들..... 그런데 여자 도사님을 뭐라고 부르는지 ???? 이곳에서 여자 도사님을 첨 뵙습니다.... 복장은 남자도사님과 같은데 모자가 틀리네요.... 근데 시주돈을 셈하고 계시더군요....
어... 저게 ‘현서교’인가 보다....
산계곡을 연결하는 길이 120m의 현서교입니다...
현서교에서 바라본 철선봉입니다... 렌즈에 다 들어오지 않습니다... 높이가 997m라고 하네요..... 이 암벽을 한눈에 다 볼 수 있으니...... 아... 웅장함 대단합니다....
수력발전을 하는 댐이군요.... 루산 고지에 이런 댐이 4곳이 있습니다....
|
루산은 산책하기가 너무 좋습니다.... 편안한 산입니다....
산책길을 따라 걸어오면..... 황룡사가 나타납니다....
황룡사에서 더 걸어서 올라가면 또하나의 댐이 나타납니다....루린호수....
이 루린호수에서 모택동이 수영을 했다고 합니다... 이곳 루산은 별장지대이기에 중국에서 내노라 했던 사람들은 다 한번씩 다녀갔는가 봅니다..
하루를 이렇게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초등학생들의 등교길을 보면서....
한포커우에서부터 유람시작.....
등산 시작.... 날씨가 너무좋아 산 아래 마을까지 훤히 보입니다... 난... 여기서 루산의 산아래 대지를 보는 순간..... 펄벅여사의 [대지] 소설의 첫장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쓰러져가는 낡은 오두막.... 늙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농부 ‘왕룽’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황부자집 여종 ‘오란’을 아내로 맞으러 가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이른 아침 항아리 가득 물을 부어 몸을 씻는다. 귀한 물로 몸을 씻는다고 잔소리하는 아버지의 소리는 못들은척하고.... 설레기만했을 왕룽..... 이른아침 논두렁 길을 걸어가면서 왕룽은 자신의 아내가 될 여자가 곰보만 아니었음 좋겠다고 혼잣말을한다.... 새로운 희망과 기대... 그리고 설레임.....그리고 소박한 바램..... 황부자집 마나님이 적선하듯 넘겨준 오란을 데리고 그집을 나올때 까지 오란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저 흘깃 한번 보고 다행히 곰보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을 했을뿐...... 가난때문에... 그리고 흉년 때문에 아주 어려서 종으로 팔려와 전족을 할 틈이 없었던 오란은 그녀의 커다란 발이 평생 한이었다.... 그 커다란 발을 바라보면서 옷보따리를 아이처럼 가슴에 안고 생전 첨보는 남자... 그러나 남편이 될 남자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순응하면서..... 구불구불한 논길을 왕룽이 앞서가고..... 오란이 뒤따라간다... 왕룽은 가끔 힐끔 뒤를 돌아본다.....그럴때마다.... 오란은 그대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왕룽은 오란이 그 커다란 발로 자박자박, 평생 그렇게 따라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드디어 아내가 생긴 것인가’.... 왕룽은 왠지 가슴이 벅차고 조금은 오란에 대해 찡한 마음이 들어 무엇인가 마음의 표시를 하고 싶었다.... 그때 성문 앞에서 그해 첫물 복숭아를 파는 장수가 있어 왕룽은 돌같이 단단한 복숭아를 몇 개 사고....‘받어...’하고 무뚝뚝하게 한마디한다.... 오란은 말없이 복숭아를 받았다.... 왕룽이 돌아 볼때 마다 오란은 소중한 무엇을 들고 있는 것 마냥 조심스럽게 푸른 복숭아를 베어 물고 있었다.... 왕룽은 뿌듯한 기분으로 성큼성큼 앞서걷고.... 자신의 남편이 될 남자에게 받은 북숭아를 보물처럼 품고 걷는 오란의 모습이 선합니다...... 중국의 넓은 평원을 보면서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왕룽과 오란의 걸음.... 소설속의 두사람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깊이 찡한 그 무엇이 있습니다.... 펄벅여사도 내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저 넓은 평원을 바라 보았을 거라는 생각에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잌.... 줄타고 절벽에서 올라옵니다... 119 구급대인가 ?????
줄타고 절벽에 내려가 이렇게 약초를 캐다 파는 사람들입니다.... 영지버섯등.... 여러가지 약초를 관광객들에게 팝니다... 그런데... 줄타고 약초캐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